임시 노동자 58만명 줄어, 30~50대 비해 청년층 취업자 축소폭 커…“제조업·상용직 고용 위기 막을 대책 3차 추경에 담겨야”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수는 1년 전에 비해 47만6천명 감소했다.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다. 반대로 비경제활동인구는 83만천명이 늘었다. 2000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취업자는 줄고 경제활동에 참가하지 않는 사람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이다. 초유의 고용쇼크다.
쇼크는 임시일용직, 여성·청년 등 취약계층에 집중됐다. 1년 이상 계약한 정규직 노동자(상용)는 1년 전에 비해 40만명 늘었지만, 임시 노동자는 58만7천명이 줄었다. 일용직 노동자는 19만5천명이 줄어들었다.
남자 취업자가 25만5천명 줄었는데, 여성 취업자는 이보다 4만명 많은 29만5천명이 줄어들었다. 연령별로 보면 15~29세 청년층이 24만5천명으로, 30대(15만), 40대(17만), 50대(14만)에 비해 많았다.
자영업자의 고용 타격이 두드러졌다. 직원을 고용하던 자영업자는 대폭(17만) 줄었고, 직원을 고용하지 않는 자영업자는 10만명 늘었다. 장사가 되지 않으니, 직원들을 내보낸 결과다. 가족과 함께 장사에 나섰던 ‘무급가족 종사자’는 2만2천명이 줄었다.
휴업·휴직자 규모는 두 달 연속 100만명선을 넘어섰다. 4월 일시휴직자는 148만5천명으로 1년 전보다 113만명 폭증했다. 3월 일시휴직자 증가폭 126만명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두 달 연속 100만명 선을 기록하며 고용시장 잠재 불안요소가 이어졌다. 일시 휴직자는 일반적으로 복귀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로 실업자나 비경제활동 인구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태원 클럽 등 2차 3차 집단 감염 사례 가능성이 있다. 고용이 나아질 여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서비스업과 임시·일용직의 고용 쇼크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제조업으로 번질 경우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고용 위기가 올 가능성이 높다. 수출 통계가 암울하다. 미국과 EU 등 주요 수출국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금액은 1년 전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주력산업인 반도체(-17.8%), 무선통신기기(-35.9%), 석유제품(-75.6%), 승용차(-80.4%) 등이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국(-29.4%), 미국(-54.8%), EU(-50.6%), 베트남(-52.2%), 일본(-48.4%), 중동(-27.3%) 등 주요 시장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나원준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향후 수출 악화가 예상되는데, 제조업·상용직 노동자들의 감소가 나타나면 더 큰 고용 위기가 올 수 있다”며 “3차 추경에선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