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된 무상급식 재원으로 초·중·고 학생 가정에 ‘농산물 꾸러미’ 지원

당정 협의로 8개 시·도 우선 추진...유은혜 “전국적으로 확대되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7일 서울과 경기 등 8개 시·도의 초·중·고 학생 364만 명을 대상으로 '농산물 꾸러미'를 지원하기로 했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초·중·고 가정 농산물 꾸러미 지원사업' 관련 당정협의를 통해 이같이 결정하고, 여건상 추진이 가능한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사업 예산은 휴업 및 온라인 개학으로 학교 급식이 중단됨에 따라 발생한 무상급식 식품비 가용재원 내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사업 추진을 희망하는 지자체 8곳(서울·경기·대전·충북·광주·전북·전남·경남)의 무상급식 식품비 가용재원은 2,717억 원(3월 23일~4월 말, 총 27일분)으로 예상된다.

지자체별로 소요 예산은 조금씩 다르지만, 1인당 3만 원 가량의 꾸러미가 지원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 정책위의장은 "(사업 참여를) 검토 중인 지자체는 세종과 강원이고, 아직 참여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지역은 부산·대구·인천·울산·충남·경북·제주 등 7곳"이라며 "미참여 지자체에 대해서도 추후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농산물 꾸러미 공급방식은 ▲현물배송 ▲온라인쿠폰의 종류 선택 및 배송 ▲농축수산물 전문매장 직접 구매 쿠폰 지급 등으로 다양화할 방침이다.

조 정책위의장은 "공급방식은 학부모와 공급자의 편리성과 실효성 등을 고려해 더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수일 내에 마련해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산물 꾸러미의 품목은 학생과 학부모의 선호도, 만족도를 바탕으로 교육청이 학교와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을 들어 결정할 예정이다.

또한 지자체가 유관기관과 협조해 전 과정에서 식품위생과 안전을 관리하고, 주기적으로 점검도 할 계획이다.

교육부와 농림축산식품부에서도 중앙정부 차원의 사업지원단을 운영해 교육청·지자체와 적극 소통하고 지원하기로 했다.

신선하고 품질이 좋은 식자재를 제공하기 위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협력해 농산물 꾸러미 제작 현장에서 품질을 점검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조 정책위의장은 "학생의 건강증진 및 학부모 부담 경감뿐만 아니라 급식중단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납품 농가와 급식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동 사업이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사업추진 교육청, 지자체 등을 대상으로 협력체계 구축 및 제반절차 준수 등을 조속히 추진하도록 조치하고, 농산물 꾸러미가 안정적으로 추진되도록 지역별 이행상황을 세심하게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정협의에 참석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무상급식의 재원 주체인 교육청과 지자체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하다"며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또 "이번에 추진하는 학생 가정 농산물 꾸러미 지원사업이 학부모 입장에서는 식자재 구입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개학 이후에도 안전한 급식이 제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올해 3월 2일부터 등교와 개학 연기에 따른 급식 중단으로 매주 2천 톤의 친환경 농산물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공공기관의 친환경 농산물 구매 캠페인과 온·오프라인 할인행사 등으로 피해 물량을 해소해 나가고 있지만 소상공인은 추가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학생 가정 농산물 꾸러미 사업이 확대되면 학생 건강, 학부모 부담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경기도의 (친환경 농산물) 생산농가 입장에선 판로가 학교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는 새로운 판로를 만들기 어렵고, 저장성 농산물은 일정 시기가 지나면 전부 폐기해야 한다"며 "경기도에선 드라이브 스루를 통해서 (일부 판매) 해왔지만, 농작물의 폐기를 막을 길이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이 지사는 "당정이 함께 농작물의 판로를 만들어준 데 대해 정말 감사드리고 학부모들에게까지 혜택이 갈 수 있어서 감사하다"며 "경기도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측에선 조 정채위의장뿐만 아니라 이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와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 조승래 의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간사 박완주 의원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선 유 부총리와 김 장관, 이 지사와 함께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김영철 서울시 부교육감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