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 전격 우크라이나 방문...
젤렌스키 '침공전 영토 복원' 요구

바이든 여사는 이날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 우즈호로드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와 환담했습니다.

두 사람은 피란민 임시 보호시설로 운영 중인 제6공립학교에서 만나, 수차례 포옹한 뒤 교내 시설에 앉아 대화를 진행했습니다.


젤렌스카 여사는 바이든 여사에게 우크라이나에 직접 찾아온 "용감한 행동에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매일 전투가 벌어지고 공습 경보 사이렌이 울리는 전쟁통에, 특히 오늘 같은 날 미국의 퍼스트레이디(대통령 부인)가 이곳에 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젤렌스카 여사는 강조했습니다.

이에 바이든 여사는 "'어머니의 날'에 여기 오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5월 둘째 일요일인 이날은 미국에서 '어머니의 날'이라, 어머니이기도 한 두 사람의 만남에 양국 당국자들은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바이든 여사와 젤렌스카 여사는 학교에 수용 중인 피란민 어린이들과 함께 휴지로 곰 인형을 만들어 '어머니의 날' 선물을 손수 준비했습니다.


이날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은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독립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변함없는 지지를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 부인의 방문은 미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기회"라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의 약속이 전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모든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에 상기시키는 중요한 역할"이라고도 분석했습니다.

■ 바이든 여사 동유럽 순방중

바이든 여사는 루마니아와 슬로바이카 순방 일정을 소화하던 중이었습니다.

이날(8일)은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와 동부 코시체, 비스네 네메케 등을 잇따라 방문해 정부 관계자, 국제 구호단체 직원 등과 회동했습니다.


순방 마지막 날인 9일에는 주자나 차푸토바 대통령 등 슬로바키아 정부 당국자들과의 면담이 예정돼 있습니다.

바이든 여사는 앞서 지난 6일 루마니아 동부의 코갈니체아누 공군기지에서 미군 장병들의 식사를 배식하고 노고를 치하했습니다.

다음날인 7일에는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을 수용하고 있는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 시내 학교를 방문해, 애로사항 등을 청취하고 위로했습니다.

해당 일정에는 클라우스 로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 부인 카르멘 로하니스 여사가 동행했습니다.

바이든 여사는 이어서, 7일 저녁 슬로바키아로 이동해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미국 대사관 직원들을 만났습니다.

■ 국외 피란민 600만명 가까워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이달 6일까지 우크라이나를 떠난 피란민이 580만명을 넘었습니다.

이 가운데 폴란드로 간 사람이 317만 명에 달해 가장 많습니다.

바이든 여사가 방문 중인 루마니아와 슬로바키아도 각각 85만8천명, 39만 2천명 가량을 수용했습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받아들이는 사안을 동유럽 일대 국가들과 꾸준히 조율하며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직접 군수·재정·인도주의 원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8일) 주요7개국(G7) 정상들과 함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 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 지원과 러시아 추가 제재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구체적인 회의 결과를 곧 발표할 예정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지난 6일 1억5천만 달러 추가 군수지원 사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 오하이오주 해밀턴에서 연설하고 있다.
같이 보기:
미, 우크라이나에 1억5천만 달러 추가 군수지원 ...푸틴 전 비서관 "전승절에 뭔가 일어날 것"
■ 2차대전 종료일 앞두고 긴장 고조

이런 가운데, 러시아에서 2차대전 전승절로 기념하는 5월 9일에,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극적인 행위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는 중입니다.

이날 이전에 러시아가 마리우폴과 돈바스 일대를 장악한 뒤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를 선언할 것이라는 예상이 여러 곳에서 나왔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이날을 기점으로, 공식 선전포고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특별군사작전'이 아닌 전면전을 선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메시지 작성을 담당했던 아바스 갈리야모프 전 연설비서관은 7일 BBC 인터뷰에서 "전승절에 뭔가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하다"고 밝혔습니다.

갈리야모프 전 비서관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깊이 후회하고 있다"면서 "나약해 보이지 않으면서 전쟁을 무사히 끝내는 출구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침공 전 영토 복원' 요구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앞서, 러시아와 정전 협상 진전을 위한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6일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가 주최한 온라인 포럼에 연사로 나서, '침공 전 영토 복원'과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회원국 자격' 등이 대화의 출발점이라고 밝혔습니다.


최소한 러시아군이 점령지를 포기하고 침공 전 위치로 철수한 뒤에, 무슨 일이든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울러 '피란민 귀환'과 '러시아군 책임 규명' 등도 요구했습니다.